내가 사랑한 여자들 특집: jongheuk편-1

충동적으로 써봅니다. 오늘 페이스북에서 이 블로그를 어떻게 꾸며볼지 머즐님과 혁님과 잠깐 댓글로 수다를 떨었는데.. 혁님께서 제목과 같은 주제로 먼저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셔서, 제가 선빵으로 한번 써보겠습니다. 블로그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유로운 형식으로 그냥 수다를 떠는 것이지요.. 굉장한 글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이 심대한 주제를 시작하기에 앞서, 몇가지 기준을 확실히 정해야 글이 장황하게 길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도대체 ‘내가 사랑한 여자’란 어떻게 정의를 해야 할까요? 이것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몇가지 가설이 가능합니다.

1.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한 여자
2. ..그냥 1번이 맞지 않나?

그렇습니다. ‘내가 사랑한 여자’는 ‘내가 사랑한 여자’라고 정의를 내릴 수 밖에 없겠죠.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서 대체 ‘사랑을 하다’는 게 뭐냐,를 정의내려야겠네요. 우선, 저는 데카르트식 형이상학을 굉장히 좋아하는 팬이 아니므로, ‘내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잖아요. ‘사랑을 하다’에 대해서는 몇가지 보기가 존재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그 전에, 역으로 한번 가봅시다. 사랑의 ‘형식’부터 따져보는 것이지요. 전 단순한 사회과학도이자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서 딱 두가지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1. 마음으로 사랑한다.
2. 몸으로 사랑한다.

마음으로 사랑하는건.. 관찰할 수는 없지만 느낄순 있죠. 몸으로 사랑하는건.. 여러분들께서 다들 경험해보셨듯이 손을 잡고 키스를 하고 섹스를 하는 몸의 대화니까, 관찰할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결국 몸으로 사랑하는게 더 확실한걸까요? 섹스가 짱이다?!! 근데 왜 우린 못하죠?

헛소리는 그만 집어치우고, 제 나름대로 생각한 ‘내가 사랑한 여자’의 정의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보면요,

사랑하다
(동사)
1.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다.
2.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다.
3. 남을 이해하고 돕다.

재미없습니다. 그래서 urban dictionary를 찾아 봤습니다.

love
nature’s way of tricking people into reproducing

this is fucking awesome definition! 생식을 위해 인간을 등쳐먹는 자연의 기술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제가 대자연의 술수에 속아 넘어가서 생식을 하고 싶어했던 여자가 몇명이나 있었을까요. 방금 세어보니 다섯명이 나왔습니다. 지금 만으로 서른둘인데 아직까지 한손으로 다 셀 수 있다니 굉장히 간편한 인생을 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모니터가 뿌옇게 되죠..

그래서 이대로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제 마음대로 제가 대자연의 술수에 넘어가 생식을 하고 싶어했던 여자를 실제로 만나서 연애를 했던 사람을 제외하고 다시 세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인물들이 머릿속에서 검색이 되었습니다.

먼저 제 인생에서 첫번째 생식욕망의 대상은 놀랍게도 외국인이었습니다.

Sarah-buffy-sarah-michelle-gellar-618231_1024_768여러분, <버피와 뱀파이어>라는 ‘미드의 시초’를 기억하십니까? <전격 제트작전>과 <맥가이버>가 미드 1세대였다면, 본격적인 미드 바람이 시작된 2세대가 오기 전 미풍처럼 아무도 모르게 지나갔던 미드 1.5세대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 중심에 바로 이 <버피와 뱀파이어>가 있었죠. (제 맘대로 기억을 조작합니다) 이 저주받은 걸작의 주인공이었던 사라 미셸 겔러는 제 중학교 시절을 지배했던 두명의 여자들 중 하나였습니다. 다른 한명은 얼레니스 모리셋이었죠. 저는 천리안 사라 미셸 갤러 팬클럽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여드름 범벅의 중2병 환자였습니다. 실제로 중2였고, 실제로 중2병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여드름이 하도 많이 나서 별명이 “빨갱이”였던 중학교 시절, 집 밖으로 나가는 것도 싫고 사진을 찍히는 것도 싫었던 그 암울한 시절에 저를 위로해주던건 평일 자정에 시작하는 이 드라마뿐이었습니다. 함께 음악을 듣던 친구와 열성적으로 시청을 했어요. 당시 이 드라마의 조연이었던 Alyson Hannigan은 먼훗날 <How I met your mother>에 출연하기도 합니다. 엄청 반갑더라구요!

이후 중3이 되어 중2병을 탈출하면서, 저의 사랑은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Beth_Gibbons그렇습니다. 전 몹시 우울한 중학교 3년차를 보냈습니다. 여드름은 사라지지 않았고 여자친구는 꿈도 못꾸고 있었죠. 당시 듣던 음악은 점점 더 우울해져만 가서, 결국엔 트립합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당시 트립합은 매시브 어택과 트리키, 몰로코, 그리고 포티스헤드 등이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요, 당시 트립합에 빠졌던 음악키드들이 모두 그러하듯, 저 역시 포티스헤드의 보컬리스트인 베스 기븐스에 빠져들었습니다. 그 우울하고도 우울했던 보컬톤만으로도 저를 흐느끼게 만들었던 그녀.. 몇년전 기적적으로 새앨범을 발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죠. 하지만 더이상 제 마음을 설레게 하지는 않더군요. 그녀도 늙었고, 저도 더이상 목소리만으로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은 아니게 되어버렸던 겁니다.

그러다가 대학에 와서 이 소녀를 발견합니다.

johansson<그남자 거기 없었다>로 번역되어 개봉했었나요? 어쨌든 전 대학로에 있던 독립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혼자 보고 있었습니다. 앞자리에는 김지운과 봉준호, 박찬욱등이 함께 와서 이 영화를 무지 시끄럽게 보고 있더군요. 코언 형제의 재기 넘치던 시절 작품답게 영화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소녀의 존재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암기력이 제로에 가까운 제가 엔딩 크레딧에서 이름을 확인하고 외우고 나왔을 정도였으니까요. 이후 이 소녀는 몇년만에 엄청난 수퍼스타로 성장해버렸습니다. 제 특기가 수퍼스타로 성장하는 여성 셀레브리티를 조기에 발견해 혼자 좋아하다가 만인의 연인이 되면 고이 떠나보내는 일입니다. 아델이 그랬고 (전 아델이 인디에서 처음 이름을 알릴 때부터 알아봤죠.. 요즘은 수퍼스타케이에서도 지겹다고 잘 부르지 않더군요 후후) 바로 이 스칼렛 요한슨이 그랬습니다. 저 혼자 좋아하다가 나중엔 친구들이 더 좋아하더라구요. 아, 전 이 친구의 가슴때문에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가슴은 관심도 없었고 그냥 허스키한 목소리와 순진한 듯한 표정이 좋았습니다.

왜 고등학교 시절은 그냥 뛰어 넘었냐, 라고 하시면.. 고등학교 시절은 파멜라 앤더슨과 제나 제임슨 등을 반드시 언급해줘야 하기 때문에.. 그냥 패스했습니다. 당시 제 컴퓨터는.. 아 아닙니다.

한명만 더 언급하고 이만 황급하게 첫번째 편을 줄이겠습니다. 커피숍 문닫을 시간이 다 되었다네요.

Michelle Williams Take this Waltz비교적 최근에 좋아했던 여자 배우입니다. <Take this waltz>에서 그녀가 보여준 연기는 신기에 가까웠죠. 물론 여자의 심리를 섬뜩할 정도로 정확하게 표현한 사라 폴리 감독의 디렉팅이 빛난 영화였지만, 미셸 윌리엄스의 신들린 연기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좋지는 않았을겁니다. 그녀는 영화에서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사랑을 찾아서라면 그 끝이 비극임을 알면서도 견딜 수 있는, 그래서 다시 외로움을 맞이해야만 하는 천상 여자를 연기합니다. 당시 윌리엄스의 눈동자가 너무 진실처럼 느껴져서 이게 영화인지 실제인지 헷갈렸던 기억이 나네요. 영화를 보고 한동안 미셸 윌리엄스의 인터뷰 영상들을 유튜브에서 찾아보며 흠뻑 빠져들었더랬습니다. 지금도 물론 좋아합니다만, 영화의 감흥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하면서 이 배우에 대한 애정 역시 함께 자연스럽게 조금씩 증발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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